Project 3
2025–03–Seoul
서울시립대학교 대학본부 아트월 조성공사
LOCATION Seoul, University Of Seoul Headquarters
CLIENT University Of Seoul
YEAR 2025
STATUS Work in progress
PROGRAM Art wall , Interior
멀리멀리 달아나는 벽
어릴 적 펜션 거실에 있던 금박과 자주색이 얽힌 꽃무늬 벽지가 기억이 난다. 꽃무늬가 만들어내는 패턴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었다. 어린 마음에 그 벽은 부자 같아 보였고 괜스레 멋져 주눅이 들었었다. 그 금박과 자주색 꽃무늬가 인상에 오랫동안 남았다. 많은 집 거실 한편에 화려한 벽지가 붙거나 대리석이 시공되며 아트월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했다. 그러나 유행은 곧 촌스러움으로 변했고, 이제는 시간이 더 지나 꽃무늬 아트월은 구수하게 느껴진다.
당시에는 가장 세련되었던 것이 유행이 지나면 왜 촌스러워 지는 걸까? 촌스럽다는 것은 어쩌면 가까운 과거일까?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시대에 묶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남을 수 있을까. 자연은 촌스럽지 않다. 구름의 모양, 돌멩이의 거침, 나무뿌리의 얽힘, 잠자리의 날갯짓을 보며 촌스럽다고 하지 않는다. 스스로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다. 반대로 지나친 인위나 과장된 욕망을 드러내 보일 때 그것을 촌스럽다고 느낀다.
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기 위해 마을이 없던 시절까지 멀리멀리 과거로 달아나 본다. 자연을 흉내 내려는 순간 더 어색해지지 않을까 두렵지만 , 감히 흉내 내본다.
자작나무 합판의 나뭇결 위에 제작 타일을 얹었다. 불이 만들어낸 무작위성 덕분에 같은 질감과 색을 가진 타일은 하나도 없다. 인공물이지만 이 벽 앞에서는 누구도 주눅이 들지 않길 바란다.
ⓒ 서울시립대학교 본관
본관 1층 로비
변경 전 EV. HALL